게시판

후기 및 자유게시판

오픈워터, 어드밴스, 펀다이빙과 생일까지
  • 작성일2019/02/28 22:52
  • 조회 799
2월 13일부터 21일까지의 다이빙 경험을 나열한 일기 겸용 후기 입니다~

#1
프로젝트가 미뤄져 간만에 생긴 휴가로 3일전 급 결정한 세부 다이빙행~
PADI, 세부다이빙 등의 키워드로 샵을 알아보고, 비행기 티켓을 사고, 뭔가 출장하듯이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는 짱짱한 햇빛과 검은 두 사내가 기다리고 있었고, 먼지나는 포장길을 달려 다이빙샵에 도착했다.
소박하지만 깨끗한 숙소에 짐을 풀고, 나의 피곤함을 핑계로 간단 동영상 시청으로 일정을 끝냈다.
개인 시간.. 도보 3분 거리 트리쉐이드에서 귀족 마사지를 받고, 산미구엘과 함께 숙면했다.

#2
다음날 나 포함 3명이 오픈워터 교육을 함께 받았다.
다이빙 강사들의 강사인 닉CD님이 가르쳐주셨고, 멍한 눈으로 보게되는 동영상과는 차원이 다른 이해쏙쏙 교육이 이뤄졌다.
(당연한 결과일까? 우수한 교육을 받은 우수한 교육생 3인은 다음날 모두 이론 시험 90점을 넘었다^^)
아침부터 어두운 기운이 몰아치더니 수영장 교육부터 비가 몰아쳤다. 물론 비가 온다고 수업은 멈추지 않는다. (각기 시간과 비용을 내서 배우러 온 분들이기에..)
다행인지 수영장 안이 오히려 따뜻한 기분이 들었고, 닉강사님의 당근과 채찍으로 3인의 우수한 교육생들은 주요 기술들을 깔끔히 이수했다. ㅎㅎ
점심후 비가 잦아들어 작은 보트를 타고 앞바다로 나갔고, 수영장에서 배운 기술들을 얕은 바다에서 시전했다.
걱정했던 이퀄라이징과 마스크 벗었다 껴기 등등의 기술은 다행히도 큰 문제 없었으나, 바다속 유영부터 나의 고난이었다.
바닥에 고정된 파이프에서 손을 떼자마자 나의 몸은 둥둥 떠올랐다.
닉강사님이 숨을 침착하게 쉬라고 수신호를 계속 보냈지만, 10파운드의 웨이트는 나의 몸을 가라앉게 하지 않았다.
당황하는 나를 위해 수중에서 본인 허리의 웨이트를 하나 빼서 내게 무게를 실어주었으나, 나의 몸은 계속 수면을 향했다.
몸이 자꾸 뜨니, 수영에서 잠영했던 것처럼 난 상체를 계속 구부려 가라앉으려 했고, 자세가 흐트러지니 다리도 뜨고, 다시 뜨고, 또또또 @#$%%
무튼.. 혼돈의 시간을 겪고, 수면에서 숨쉬기에 대해 다시 들었다. 나의 숨쉬기가 들숨은 길게 쉬고, 날숨은 짧게 쉰다는 것이었다. 강한? 들숨 때문에 계속 몸이 뜬다는 거다.
비장한 각오로 2차 시도에 숨쉬기를 나름 조절하며 다시 들어갔으나.. 슬프게도 1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난 극도로 지쳐 숙소로 들어갔고, 우천으로 몸에 한기가 돌았고, 귀에 들어간 물도 세반고리관 같은 곳에서 맴도는 것 같았다.
저녁도 패쓰하고 침대에 쓰러졌다.
수영할때도 수영쌤이 나의 부력점이 남들보다 높다고 했는데.. 여기에서도 이렇게 여실히 드러나나..
난 다이빙은 아닌가.. 걍 다 취소하고 호텔에서 쉬다 갈까.. 비행기표를 변경해서 빨리 들어갈까..
여러 생각이 들어 인터넷 서칭을 하려는데, 와이파이/LTE 모두 먹통이었다. (다음날 보니 비 때문에 수신기가 내려갔단다. 지금 생각하면 여러모로 다행스럽게도!)
다시 산미구엘과 경량파카와 함께 숙면했다.

#3
아침은 늘 닭소리와 함께 깬다. 시골스런 기분이 들지만, 바로 옆 5성 모벤픽호텔에서도 같은 닭소리에 잠을 깬단다.
오늘도 몸이 계속 뜨면 정말 포기해야지 비장한 마음으로 바다에 들어갔다.
어랏! 1:1로 배우게 된 우리 아름다운 지나강사님 덕분인지, 거짓말처럼 중성부력이 어느정도 유지되었다.
유영이 되니, 형형색색 산호가 보이고 잔망스런 물고기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후 며칠 계속 지나강사님을 따라다니며 다양한 것들을 보고 배웠고, 예쁜 자세도, 간지 자세도 배웠다.
덕분에 큰 고난없이 다이빙의 즐거움을 알아가며 어드밴스를 취득했고,
별일 아니라 여겼던 나의 생일이 이지다이브 식구들이 준비한 깜짝 생일파티로 특별한 날이 되었다.
또, 우연히 작은 얼굴 큰 키 아이돌 연예인과 함께 보트를 타고 펀다이빙을 즐겼고,
한국보다 맛있는 돼지 껍데기와 차돌짬뽕과 소주와 숙면했다.

#4
한국에 돌아오는 날은 보란듯이 아쉬웠고, 지금은 까매진 손등을 보며 일주일 전 그 곳을 회상한다.
무엇보다 열정 넘치는 강사들, 아침마다 모닝~ 먼저 인사해주는 현지스탭들, 탄이와 땡자, 한번 오면 단골이 되는 듯한 선하고 친한 손님들,
조용하고 아담한 리조트, 늘 시원한 냉장고 속 믹스커피, 하얀 달만이 조명이 되는 까만 밤바다, 썬베드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과 여유..
우연히 선택했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이지다이브의 명성은 이런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이 합쳐져 견고해졌나 보다.
부디 여기저기 치고오는 저가 다이빙샵의 얄팍함에 밀리지 말고, 지금처럼 단단한 내공으로 지켜 나가시길!! :)

추신_ 이지다이브 강사님들 얼굴로 마무리 합니다~ (제게 쭌강사님 사진은 없네요~ 다음에 가서 그려 드릴게요)
  • 첨부파일1 easydive.jpg (용량 : 166.7K / 다운로드수 : 70) 다운로드
  • 이지다이브 (2019/03/02 12:06)
    안녕하세요 혜경다이버님! 쭌강사입니다~

    공항의 검은 두 사내.... ㅋㅋㅋㅋㅋ 그중한명이 저였나요...
    픽업부터 함께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샵으로 들어오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미 어드밴스 다이버가 되셨네요.

    언제나 웃어주시고, 스탭들에게도 친절하게 해주셔서 강사들도 현지 스탭들도 기억에 남는다는 말을 많이 해요~

    재밌게 다이빙 배우시고, 또 강사들과 함께한 생일까지 특별한 날로 기억해주시니 준비한 보람을 느끼네요!

    다음에 오시면 제 얼굴도 그려주세요~ 방갈로에서 맥주한잔 하면서 많은 얘기도 나눕시다!
    한국은 이제 완연한 봄날씨라는데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또 놀러오세요!

    - 공항픽업의 검은 사내 중 1인 쭌강사 올림
  • 이지다이브 (2019/03/04 13:39)
    혜경씨~~~~

    그림이 너무 다른거 아니야??ㅋㅋㅋㅋㅋㅋ

    다이빙하는동안 힘들었을텐데 인터넷이 안되서 다행이였네요ㅎㅎㅎ

    이지다이브에 있는 동안 즐거운 추억이 되는 여행이였기를 바래요^^

    또 놀러와서 같이 다이빙해요~~~~~

    미세먼지 조심하고 다음에 만날때까지 건강챙기세요!!

    --물질하는 닉강사--
  • 뽀로로 (2019/03/11 06:30)
    와우 ㅋㅋㅋㅋ
  • 이지다이브 (2019/03/17 11:12)
    혜경언니~ 이제서야 봤네요..ㅠㅠ 중성부력과 간지자세 잊지말고 어느곳을 가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기억 잘 더듬어서 즐거운 다이빙 하길 바랄께요
    또 뵙게 될날 기다릴꼐용~~^0^